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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OC 올림픽아카데미 후기

36기 KSOC 올림픽아카데미에 참여하고 왔다.
체육인은 아니지만 스포츠, 특히 빙상종목을 좋아해서 신청했다.
재밌는 경험이었어서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1일차

올림픽파크텔 근처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내가 탄 버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수송했던 차량인 것 같았다. 신기했다.

2시간 반 정도 지나니 평창에 진입했다.

숙소

평창동계훈련센터에 도착해서 기념품 및 생활용품을 받고 숙소로 들어갔다.
센터가 2023년에 개소한 건물이라 시설이 좋다.

리클라이너 침대

국대라면 베스트슬립

숙소에서 룸메이트랑 대화하고 잠깐 쉬다가 훈련센터에서의 첫 끼를 먹으러 갔다.
밥이 정말정말 잘 나온다.
오직 밥만으로도 참가비가 아깝지 않다.
선수식단이라서 한 끼에 고기가 두세종류씩 나오고 반찬이 엄청 다양하다. 짜장밥, 짬뽕, 탕수육이 동시에 나온다...
특히 첫 끼에 먹은 탕수육이 감동적인 맛이었다.


1일차 활동

- 아이스브레이킹

점심을 먹고는 3층 다목적실에 모여서 조별로 앉았다.
팀명과 팀슬로건을 정하고 팀대항 퀴즈대회를 하면서 아이스브레이킹을 했다.
퀴즈대회 후에는 조별발표 주제를 추첨한다.

- 강의

국제활동을 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은퇴선수들의 강연을 들었다.

- 조별 토의

저녁을 먹은 뒤에는 조별 발표를 위한 회의를 했다.
회의 시간이 생각보다 촉박하기 때문에 진행이 느리면 수면시간을 희생해야 하는데,
우리 조에는 적극적인 조원들이 적당히 분포해서 (너무 많아도 쉽지 않다) 토의를 잘 한 것 같다.

숙소 들어가서 씻고 잘 준비까지 하니까 11시 반이었다.


2일차

조식을 먹으려고 1층에 내려가보니 밖에 눈이 살짝 쌓여 있었다.
강원도는 확실히 다르다.
이 날에는 눈 오는 날에 야외일정이 있어서 따뜻하게 챙겨입었다.
체육인 행사답게 올림픽 자원봉사 패딩이나 팀복패딩을 입은 참가자가 많았다.

2일차 활동

- 평창올림픽기념관

버스를 타고 평창올림픽기념관으로 갔다.
눈 맞은 뭉초가 귀여웠다.

눈 맞은 뭉초


기념관에 들어가서 관람
을 한 건 아니고 15분 동안 단체사진을 찍었다.
껴입은 상태에서 사람이 밀집한 실내로 들어가니 {보온성 + 수십명의 체온}의 시너지로 빠른 속도로 후끈해졌다.
굉장히 더웠지만 최다빈 선수가 기증한 코스튬을 봐서 그거 하나로 만족했다.


기념관 안 포디움 포토존에서 또 조별로 단체사진을 찍고
조원들이 동계스포츠 시뮬레이션 체험하는 걸 구경했다.


- 비빔밥 체험

점심을 먹으러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외국인 참가자들이 비빔밥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 같았다.
비빔밥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
간 건 아니고 또체사진을 15분 찍었다. (정부 돈 받아먹으려면 어쩔 수 없다^^)
추위를 잊으려고 대기하는 동안 조원들에게 열심히 말을 걸었다.


- 강의

밥을 먹고 센터에 돌아와서는 강의를 4시간 들었다.
졸렸지만 마지막 강의가 오혜리 코치 토크쇼여서 버틸 수 있었다.

강의가 모두 끝나고 빛 오혜리 코치님과 조별로 ~또체사진~을 찍은 후
호화로운 센터 저녁을 먹었다.
훈련센터 식당이 최고다. 외부식당에 가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다.


- 조별 토의

저녁시간 후에는 조별회의를 했다.
3일차에는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2일차까지 발표에 들어갈 내용을 확정짓고 발표자료도 어느 정도 완성해야 한다.
우리 조는 협업이 잘 되어서 다행히 수면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다. 12시 전에 잤다.


3일차

강행군 일정에 3일차 조식 출석률이 30%(추정)를 찍었다.
밥이 하이라이트인 행사에서 밥을 안 먹는 건 막심한 손해라고 생각해서 야무지게 먹었다.

눈 내린 평창 스키점프 센터

이 날에는 스키점프 전망대와 슬라이딩 센터에 갔다.
담당자 분들께서 엄청 추울 것이라며 껴입으라고 당부하셨다.
상의를 껴입으라는 말보다는 양말을 두 겹 신으라는 말이 훨씬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밖(스키점프 전망대)에는 춥지 않았다.
오히려 슬라이딩 센터가 바닥에 있는 냉각기에서 올라오는 한기 때문에 추웠다.
만약 일정표에 “봅슬레이” 또는 유사한 종목이 보인다면 수면양말을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슬라이딩 센터에서만 양말 위에 수면양말을 덧신고 끝나면 벗는 식으로)


3일차 활동

- 봅슬레이 스타팅 체험

슬라이딩 센터에서 스켈레톤 트랙에 서서 전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의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는 봅슬레이 체험장으로 가서 봅슬레이 스타팅 체험을 했다.
간이 봅슬레이 장치에 4명씩 앉으면 전 국가대표 선수들께서 달려서 스타트를 해주신다.
이걸 열몇 번을 반복하셨다.
전 국가대표 선수들께서 이렇게 혹사당하시니 미안해졌다.
그렇게 냉각기가 깔린 바닥에서 30분 정도 서있으면 봅슬레이 일정은 끝이 나
는 건 아니고 ~또체사진 타임~


- 스키점프센터 전망대

4층 전망대
2층 전망대

스키점프 센터에서 ~또체사진 타임~을 가지고 박물관과 전망대를 관람했다.
뷰가 멋있다.


- 조별 발표

외부식당에서 갈비탕을 먹고 캠프 마지막 일정인 조별발표를 위해 훈련센터로 돌아갔다.
발표자료를 완성해서 제출한 뒤 발표 연습을 했다.
조원들과 발표를 마치고 눈빛으로 서로 잘 했다고 말했다.

(중략) 1위 팀을 발표하고 수료증을 나눠줬다.
수료증을 들고 ~또체사진 타임~을 가지면 모든 일정이 끝난다.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올림픽아카데미는 배우는 곳이 아니라 네트워킹 하는 곳이다.
정말 ‘아카데미’라고 생각한다면 프로그램 내용은 빈약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목적 자체가 조원들과 친해지고 네트워킹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같은 조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의 관심사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미래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였다.


결론: 예산이 1억 4천인 2박3일 행사는 혜자다.